환승역
차윤환
육체와 영혼을 짊어진 사람들이
열차를 타고 간다.
잠시 쉬어가는 간이역도 지나고
주야로 승객이 붐비는 도심역도 지나지만
때론 두 갈랫길 환승역도 만난다.
그때마다 기다리는 두 사람의 안내원.
한 길은 넓고 편하여 그리로 가는 사람이 많고
한 길은 좁고 험하여 찾는 이가 적구나!
가다 보면 넓은 길의 종착역에는
뜨겁게 번져나가는 유황불못의 열기.
잠시 누리던 호사와 안락함이
종잇장 말리듯 말려 어디론가 날아가고,
감언이설로 꼬이던 안내원의 너털웃음과 함께
적막한 불못 속으로 빨려들고 마는구나.
그러나 또한
좁은 길의 종착역에는
만발한 기화요초 사방에 향기 드높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던 안내원의 미소와 함께
마중 나온 수호천사를 따라 들어간 곳.
무궁 세월 주님 손잡고 거닐 생명수 강가.
하나님이 좌정하신 거룩한 존전.
속함 받은 자들의 찬송은 끝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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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마7:13, 14)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열차를 타고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나그네다.
각자 가진 짐보따리는 다 다르지만 공통된 짐보따리 하나는 육체이고
또 하나는 영혼이다.
정신 없이 스쳐가는 풍경에 넋을 놓기도 하지만, 따근한 우동 한 그릇 즐기며
잠시 쉬어갈 정류장도 만나고, 때론 갈아타야할 환승역도 만난다.
환승역에서는 영혼을 사는 두 사람의 안내원을 만나게 되는데,
한 사람은 번쩍이는 보석으로 값을 치루고 영혼을 사서 넓은 길로 가는 기차에 태우고
한 사람은 그리스도 피로 값을 치루고 영혼을 사서 좁은 길로 가는 기차에 태운다.
그러나 종착역의 희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넓은 길의 마지막은 꺼지지 않는 불못이요,
좁은 길의 마지막은 생명수 흘러 넘치는 하나님의 나라다.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는 순전히 자기 선택의 몫이다.
그대여 지금, 그대가 타고 있는 열차는 지옥행인가? 천국행인가?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나니." (고후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