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노라마 1> 입맛 잃은 소에게 가끔 소주를 먹여 살려도 보곤 했는데 이번엔 아닐성 싶다 구제역 이라네 눈 덮인 벌판 어단마을 메우한 볏짚 연기는 태양을 삼키고 음산한 기운, 무거운 그림자는 농심을 짓누른다. 어디에 떠 있는지도 모르던 겨울 짧은 해는 해넘이를 재촉하고 땅 꺼질 듯 한숨소리는 피눈물 되어 간장을 찢는구려 포크레인이여 그대는 무엇이 또 그리 바쁘신가? 쉼도 없이 울어대는 굉음 무심도 하지 흰옷 입은 저승사자 소리없이 외양간을 들어설 때 소와 주인은 넋을 잃고 말이 없다 죽음을 예감한 것일까? 껌벅이는 눈망울엔 이슬이 맺히고 이슬 방울속 주인은 애써 그를 외면한다. 3분의 짧은 시간이 지나 육중한 몸체는 허공을 향해 마지막 긴 숨을 토하곤 스르르 정든 외양간을 나선다. <구제역 파노라마 2> 한 마리, 두 마리...... 그리고 수 십마리 수 백 마리가 영문도 모르고 하루 아침에 끌어 묻혔다 세상인심이 병들었다지만 몇 년을 한 우리안에서 동거 했을진데 소주 몇 사발을 마신다고 죽은 가족의 슬픔이 잊혀지겠소? 애석도다. 그대들이여! 전생에 무엇이었기에 소로 태어나 이 험한 꼴을 당해야 한단 말인가? 모두가 인간의 잘못으로 그대들을 사지로 몰아 넣었음이야 우리는 큰 죄를 지었네. 부디 용서해 주시게 하늘에 가거든 구제역 없는 청정한 들판에서 편히 풀 뜯으며, 평화로운 친구들과 영원히 함께 행복하게 살길 바라네 우리를 원망하시게 정말 미안하네 장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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