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그대 오는 길 등불 밝히고

실크리버 2010. 12. 10. 22:33



 


         



        그대 오는 길 등불 밝히고

        이해인

        내가슴 깊은 곳에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 언제든지 내가 그립걸랑
        그 등불 향해 오십시오

        오늘처럼 하늘빛 따라
        슬픔이 몰려오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기쁨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삶에 지쳐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빈 의자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가슴이 허전해 함께 할 친구가 필요한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의 좋은 친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그대 내게 오실 땐
        푸르른 하늘 빛으로 오십시오
        고운 향내 전하는 바람으로 오십시오
        그리고, 그대 내게 오시기 전
        갈색 그리운 낙엽으로 먼저 오십시오

        나 오늘도 그대 향한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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