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아침 / 박소향 바람은 차고 거리는 조용하다 하늘만한 그리움을 꿈속에 풀어놓고 지치도록 걸어 들어 간 새벽의 갈 숲 환하게 뚫린 담장의 내벽이 다 닳아버린 햇살을 안고 저리도 고옵게 물들어 간다 가마귀 날아간 산그늘 아래 단내나는 가을이 달아오른 가슴을 잠재우기 전 저리 혼자 알몸으로 팔랑이는 유혹의 빛을 가만히 숨죽이고 바라보라 그리고 눈물로 한 쪽 한 쪽 찍어 붙인 사랑의 빛을 가슴으로 천천히 옮겨 두라 이제 남은 가지 위에 햇살을 묻고 떠나지 못한 추억은 그리움이 될 것이므로 당신의 가슴에 나의 가슴에 이리 영롱한 자죽으로 찾아 드는 10월의 아침 단 한번 이 만남을 위해 이리도 고이 바라보는 한 생이 되었는 걸 마냥 늦춰진 작별이 아쉬워 가을은 또 바람 위에 햇살 같은 금실을 풀어내고 있다.[박소향의 첫 시집] 바보가 되어도 좋았습니다 그대를 사랑할때 만큼은 중에서...
Mikis Theodorakis / The Oracle // Maria Farandour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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