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잃고 다리도 없는...
“꽃잎 끝에 달려 있는 작은 이슬 방울들∼”로 시작되는, 가수 양희은님이 부르던 『아름다운 것들』이라는 노래를 아시는지요? 숲속에서 일어나는 작지만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잔잔한 느낌의 노래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음악을 들으면 이내 그 아름다움은 서러운 슬픔으로 이어집니다.
‘엄마 잃고 다리도 없는 가엾은 작은 새는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면 음∼어디로 가야 할까’그랬습니다. 노래 속의 작은 새처럼 엄마를 잃은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녀는 다리도 불편했습니다. 그 소녀는 어느 시골 고아원에서 밝고 총명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또래들에 비해서 무언가 성숙한 것 같은 그 소녀의 눈망울은 항상 저에게도 많은 위로와 평화를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소녀는 자라나서 언젠가는 그 고아원을 떠나야 했습니다. 험한 세상에서 의지할 데가 없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그 고아원을 떠나야 했던 것입니다. 우리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그 소녀가 사회에 나가서 이 세상 풍파를 어떻게 헤쳐 나갈까하고 걱정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면 어디로 가야 할지 방황해야 하는 가엾는 작은 새처럼 세상풍파 속에서 그 소녀가 겪게 될 외로움과 서라움은 마음 아픈 것입니다.
눈물만 흘려주고 구체적인 손길은 내밀지 않는다면, 그 눈물은 동정에 불과할 뿐이요, 단순한 감상주의에 빠지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 소녀의 외로움을 근본적으로 도와주고자 하는 구체적인 노력도 없이 방관만 하는 우리의 현실이 더 슬픈 것입니다. 물론 고아원에서 나오게 되면 약간의 정부 보조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돈으로 얼마만큼 그 소녀의 외로운 삶을 보상해 줄 수 있겠습니까? 혼자만의 힘으로, 더군다나. 불편한 몸으로 얼마나 이 사회에서 견디어낼 수 있을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외롭지 않도록 해 주고 싶었습니다. 작은 공동체이지만 퇴원 후에도 함께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했습니다. 완전히 정착해서 결혼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까지 그 소녀를 보살펴 줄 따뜻한 집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비빌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비빌 언덕’이 되고 싶었습니다. 사회에 나가 외롭고 힘들때는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고 갈 곳이 없으면 언제든지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을 그들에게 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노력은 쉽지 않았습니다. 열심을 가지고 노력은 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한계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재정적인 뒷받침이 없는 상태에서 개인의 희생만으로는 모든 고아들에게 그런 혜택을 줄 수 없었습니다. 정부에서는 고아원 아이들이 퇴원 후에도 자립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지원책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수준입니다. 그나마 취업을 하게 된 아이들은 어느 정도 자립의 기반을 닦을 수 있지만 사회적응이 쉽지 않은 대다수 아이들은 갈 곳 없이 방황 하다가 어두운 그늘에 갇혀 아름다운 청춘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립니다.
구조적으로 그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지금의 고아원 복지 수준도 상당히 열악하지만, 고아원을 나온 후의 무책임한 방관도 계속되어서는 인됩니다.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직장과 가정이기 때문입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가엾은 작은 새들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고픈 그 아름다운 마음으로, 영아원에서, 고아원에서 보금자리가 그리워 방황하고 있는‘작은 새’들에게도 포근한 안식처를 제공해 주는 실직적인 노력을 기울여 보면 좋겠습니다.
컬럼니스트/행정 컨설턴트 임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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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 -
꽃잎끝에 달려있는 작은 이슬 방울들 빗줄기 이들을 찾아와서 음~ 어디로 데려갈까 바람아 너는 알고있나 비야 네가 알고있나 무엇이 이 숲속에서 음~이들을 데려갈까
엄마잃고 다리도 없는 가엾은 작은새는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면 음~ 어디로 가야하나 바람아 너는 알고있나 비야 네가 알고있나 무엇이 이 숲속에서 음~ 이들을 데려갈까
모두가 사라진 숲에는 나무들만 남아있네 때가 되면 이들도 사라져 음~ 고요만이 남겠네 바람아 너는 알고있나 비야 네가 알고있나 무엇이 이 숲속에서 음~ 이들을 데려갈까
바람아 너는 알고있나 비야 네가 알고있나 무엇이 이 숲속에서 음~ 이들을 데려갈까 음~ 이들을 데려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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