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창가에 눈이 내리면 / 淸 河장지현
함박눈이 내려 온 세상이 정갈하게 묻히면
내 가슴도 덩달아 깨끗해진다.
순정한 마음으로 오솔길을 거닐면
아무 생각 없이 씻기는 마음은 늘 상쾌하다
무언가에 매여 괴로운 심사가 뒤틀릴 때면
바다를 찾아 넓은 수평선에 바라보다
나를 버리어 풀어헤치는 꿈의 향기는
드높은 파도에 부서지는 물거품처럼
순백의 마음을 그리다 넓혀지는 내 마음을 잡아
다시 본향으로 돌아와 보면
원시의 나를 볼 수 있다
저 숲은 지나는 철새는 존재감을 표시하듯
긴 울음을 울다 내려앉는 우아한 폼으로
내 무게를 버틸만한 가지를 찾듯
나에게 지워진 삶의 무게를 덜어내려
안주할 곳을 찾는 인간의 본성은
아름다운 곳을 찾는 회귀의 본능처럼
가볍게 내려앉을 수 있을까
창밖을 다시 내다본다. 칼바람에 휘날리던
새하얀 함박눈만이 창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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