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담쟁이

실크리버 2010. 11. 16. 09:42
    
    담쟁이/靑松 권규학
    
    
    한 계절 내내
    밋밋한 담벼락에 뿌리를 걸고
    푸른 잎 태워 울긋불긋
    떨어질 듯 하마 떨어질 듯
    질긴 잎목을 단단히 잡은
    몸 아픈 소녀의 '마지막 잎새'*
    외롭다
    쓸쓸하다
    가슴이 시리다
    희망이 없어도
    바람(望)이 없어도
    있는 그대로 행복해 하는 너
    아프다, 슬프다, 못내 두렵다
    '홀로 있다는 것', 그것보다는
    행여 '외톨이'로 여겨질까 봐.(1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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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잎새'
     : 오 헨리(1862~1910)의 1905년 作, 단편소설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